마을과자치협동조합 이형배 이사장님
마을과자치협동조합
이형배 이사장님


저는 주민이 생산할 수 있는 것이라면 주민에게 줘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주민이 소비하는 것이라면 생산도 할 수 있도록 말이죠.”

 

 

안녕하세요. 공유대구입니다.

공유대구는 개인이 가진 것을 나누는 차원의 공유를 넘어 함께 소유하고 누리는(향유하는) 공유문화를 만들어가고자 하는데요. *향유(享有)하다: 누리어 가지다.

도시의 땅들은 대부분 개인이 가지고 있는 사적소유거나 정부가 가지고 있는 공적소유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공간은 찾기 힘들지요.

대구의 안심마을에서는 마을 주민들이 함께 땅을 소유하고 운영하고 누리는 곳이 있습니다.

공동체가 건물 등 자산을 공동 소유 ·운영하여 지속가능한 지역발전을 위해 공동체에 재투자하는 것을 ‘지역자산화’ (시민자산화, 공동체자산화라고도 흔히 불립니다)라고 하는데요.

안심에서 지역자산화 활동을 하고 있는 마을과자치협동조합 이형배 이사장님을 인터뷰를 하였습니다.

 

 

Q. 안심 지역에서 지역 자산화 및 여러 활동을 하신다고 들었습니다안심 공동체와 지역자산화가 생겨난 배경을 소개해주세요.

 

- 안심 공동체는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 같아요. 처음에는 몇 가구가 친하게 지내면서 같이 모여서 살게 되었어요. 그러다가 아띠도서관이 만들어지는 시기에 그 곳에서 장애 아동을 가지고 있는 다른 부모들을 만나게 되었고 같이 어린이집을 다니게 되었죠. 함께 공동육아를 시도해보자하여 ‘방과후마을학교 둥지’가 만들어지게 되었어요. 그러면서 엄마들에서 아빠들까지 확장되었고 각자의 관심사들을 고민하고 활동하면서 마을공동체가 자연스럽게 확장되었던 것 같아요.

 

- 음악회나 영화제 등 마을 활동과 모임을 하려면 공간이 필요한데 임대료가 오르면 공동체 활동에 대한 경제적 부담도 컸어요. 특히 ‘방과후학교 둥지’은 아이들 안정성 때문이라도 인테리어를 해야하는데 이사를 갈 때 마다 인테리어를 할 수도 없었어요. 주민들 또한 2년마다 이사를 가야한다고 하면 마을공동체가 지속되기 어려울 것 같았어요. 그래서 안정적인 공간, 저렴한 임대료, 마을동네의 위치성을 고려하다가 안정적인 공간확보가 필요했고 그때부터 공동체가 돈을 모아 같이 땅을 사자고 했어요. 지금 생각해도 공동체의 지속성을 위해서는 공간확보가 중요한 것 같아요.  

 

 

  


Q. 안심에 마을공동체 분들이 공동으로 소유한 공간에 대해서 소개해주세요.

 

-제일 처음 같이 산 공간은 ‘방과후학교협동조합 둥지’ 공간이에요. 주민들이 자금을 모아서 2층짜리 집을 구입했고, 3-4년 후에 보니 이게 제일 안정적이고 부담이 덜하더라고요.

 

-2014년쯤 안심에서는 ‘협동조합 공터’를 만들게 되었어요. 땅을 먼저 사고 건물을 지었습니다. ‘터전을 공유하다’라는 의미의 협동조합 공터에는 마을에 필요한 단체를 입주시키고, 마을의 그룹홈을 만들고자했어요. 안심 마을에는 27명정도의 장애청년들이 일을 하고 있는데요. 일을 마치고 시설로 가는게 아니라 마을에서 2~3명씩 공동생활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장애청년들이 마을에 일자리를 얻고 살 수 있는 주거 공간을 만들었어요. -우리 공동체가 원하는 주거 모델은 장애인은 장애인끼리 비장애인은 비장애인끼리가 아닌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같이 살 수 있는 마을이에요. 공터 2호점도 내년에 만들어질 계획인데 그곳이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함께 사는 공간입니다. 1층은 상업, 2~3층은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같이 사는 통합형 주택으로 사용 될 예정입니다.  

 

 

 



Q. 지역자산화가 대구에서는 아직까지 생소한 것 같은데지역자산화 개념을 어떻게 접하게 되었나요?

 

- 제가 처음 접한 것은 ‘시민자산화’였어요. 하지만 시민자산화는 지역자산화로 해석되지 않는 부분이 많아서 시민 자산화와 지역 자산화를 구분하는 일을 시작했죠. 지금 들어온 커먼즈, 시민 자산화, 지역자산화, 사회적 경제 등과 같이 외국에서 들어온 용어들에 대한 구분이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저는 지역재생사업 실패의 해결법을 지역 자산화라고 생각했어요. 주민의 역량만 강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지요.



Q. 지금도 지역자산화 관련해서 어떤 일들을 하고 계신가요?

 

- 제가 소속되어 있는 곳이 마을과자치협동조합인데요. 마을과자치협동조합은 지역, 복지, 자산화 등 다양한 분야를 가지고 동네에서 10년 이상 활동한 사람들이 모여 만든 교육컨설팅협동조합입니다.

 

-현재는 행안부, 국토부에서 지역자산화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행안부 사업은 주민자치를 기반으로 한 사회적 협동조합 사업이고, 국토부 사업은 도시재생 사업지에 주민협의체를 기반으로 한 사회적협동조합 사업이에요.

 

-우선적으로는 지역주민들의 공간 확보가 중요합니다. 지역주민들의 지속성을 위해서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이 ‘운영’이고요. 공간을 운영할 주체가 필요한데 누구를 할 것이고 “어떻게 공공성을 담보할 것인가?”가 문제일 때, 많은 사람들은 “그냥 마을에 주면 돼” 하면서 주는 것에 급급합니다. 그러나 저는 주는 것보다 이 조직을 만드는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생각해요.  

 

 

 



Q. 앞으로 지역자산화에서 기대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 저는 물적 자산도 있지만 소유와 관리가 가능한 공공서비스도 자산화가 가능하다고 봅니다. 특히 저는 복지를 주목하고 있는데요. 기존 요양원, 학교 등 어떤 시설이 담당 하고 있던 것을 마을 주민들이 대신 하는 것이지요.

 

-저는 주민이 생산할 수 있는 것이라면 주민에게 줘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주민이 소비하는 것이라면 생산도 할 수 있도록 말이죠. 예를 들면 마을의 도서관, 주차장, 공원의 운영권을 주민에게 준다면 공공에서 여건 때문에 못했던 것들도 더 다양하게 할 수 있어요. 주민이 생산하고 소비하고 그 이익을 주민이 가져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지역자산화가 우리 사회나 지역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 첫 번째로는 큰 틀에서 봤을 때 지역자산화는 권력의 이항입니다. 행정이 갖고 있던 권력을 지역주민들에게 넘기는 것이지요. 권력은 돈과 권한인데 지역자산화는 이런 권력을 이항하는 과정이고 주민자치회의 최종 과정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소비자였던 주민이 생산자가 되는 과정이에요. 지금까지의 소비의 주도권은 있는 것을 사는 것에서 그쳤다면 내가 필요한 것을 요구할 수 있는 소비의 선택과 구매 과정속에 내가 들어가는 것이 생활협동조합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을공동체의 목적은 마을 사람들이 소비자에서 생산자로 되는 것입니다. 지역자산화는 더 나아가서 직접적인 실천을 할 수 있는 생산자가 되는 것입니다. 도서관의 운영권이나 주차장의 운영권처럼 마을이 기획하고 선택하고 책임지고 연대하는 것이죠. 이런 부분에서 지역자산화는 지역 주민들이 소비자에서 생산자가 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